의사... 훈련소... 썰.txt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의사... 훈련소... 썰.txt

링크맵 0 407 2020.03.18 11:14
출처디씨

1.
내가 있던 논산 훈련소에는 4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공중보건의가 될 전문의만 모아놓은 중대들이 있었다.


나도 이 틈바구니 속에서 4주간의 훈련소 생활을 했다. 


국방부의 편의를 위해 한 곳에 몰아넣어진, 대부분 그 해 전문의가 된 전국에서 모인 각종과 전문의 수백명은 의료계에선 실로 그 기세와 위용이 대단했다. 


그 인력을 고스란히 사회에 데리고 나가면, 서울을 포함한 5대 광역시도 넘쳐서 국내 10대 도시에 종합병원을 몇 개씩 새로 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 


품새만 들어서는 불치병도 고쳐낼 수 있을 것 같은 이 집단은, 안타깝게도, 훈련소에 들어와 있으면 그냥 까까머리에 서른줄이 훌쩍 넘은 오합지졸 훈련병 떼에 불과했다. 


그래서 한 방에 전문의만 십수명씩 들은 수십개의 병영은, 듣기만 해선 병마도 숨이 막혀 피해갈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들의 고령과 허약한 체력으로 말미암아 각종 질병의 경연장이 되었다. 


입소 며칠만에 의사들만 가득찬 이 병영 한 층은 거대 병실을 옮겨놓은 것처럼 콜록거리는 기침소리와, 폐병쟁이를 연상시키는 거친 가래 내뱉는 소리로 복도가 쩌렁쩌렁 울리게 되었다. 


우리는 사회에 있던 당시의 기지를 발휘해서 몰래 숨겨온 형형색색의 항생제를 포함한 각종 약들을 자가복용했지만, 열악한 위생 상태와 불길처럼 번지는 병마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우리는 거의 한 명도 빠짐없이 크고 작은 질병을 앓아 돌아가면서 드러눕곤 했다.






2.
그렇다면 이 가엾이 앓는 훈련병들을 치료할 사람이 있어야 했다. 


국방부에서 이 전문의들을 치료하기 위해 정해놓은 의료인은 바로 중위 군의관 한 명이였다. 


자, 중위 군의관은 전문의가 아닌 인턴만 마치고 군대에 오게된 그 역시 가엾은 친구다. 


그리고 자기보다 4년이나 수련을 더 받은 전문의 몇 백명을 진료해줘야하는 고역을 맡았으니, 그 역시 얼마나 가엾은 친구인가.


이 장면을 쉽게 표현하면, 애플 스토어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는데 갑자기 스티븐 잡스 수십명이 아이폰을 사러 와서 한가지씩 기능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꼴이다. (약간의 과장을 더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그의 진료시간은 일과가 끝난 밤부터 한두시간 남짓이였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그는 몇 백명에 달하는 전문의 진료를 엄청나게 효율적으로, 의료 서비스에 익숙한 그들에게 아무런 불평불만도 나오지 않게 잘 해내고 있었다. 


자,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었는지, 이 뒷 얘기가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대되지 않는가?






3.
나는 개중 건강한 훈련병이였으므로, 그리고 훈련소의 부당함에 대해 고뇌하느라 바빠 이 기묘한 의료서비스에 관해 크게 생각해볼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훈련소 생활 초반에는 이 진료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지 못했었다. 


그러던 훈련소 생활 막바지에 나도 호되게 앓아 누울 일이 생겼다. 그래서 하루 진료를 받으러 야간 시간에 이 기묘한 진료실을 방문했다.


거의 강당만한 대기실에 들어가자 이미 많은 고령의 시커먼 까까머리들이 주저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묻고 답하며 무언가를 적고 있었는데, 한 의무병이 나에게 건네주는 것을 받아보자 그것이 무엇이였는지 의문이 풀렸다. 그것은 내 챠트였다. 


뒤에는 사용 가능한 약과 약전까지 별첨으로 붙어 있었다. 의무병은 말했다. '늘 하던것처럼 서로 진료 보시고 챠트 적어오시면 됩니다.'


그렇다. 이 중위 군의관은 자기에게 부과된 신성한 진료의 의무를 환자들에게 오롯이 떠맡겨버린 것이였다. 


환자들의 자치구처럼, 환자들끼리 서로 진료를 보던지, 혹은 직접 자기가 스스로 진료를 보는 유토피아였던 것이다. 


우리는 간단한 진료 도구도 사용할 수 있었고, 이 의무실에서 사용가능한 범위의 처방을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나는 응급의학과였기 때문에 더욱 바빴다. 


나는 우리 분대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기관지염을 진단하고 유려한 의학용어로 챠팅했으며, 성형외과 전문의의 목감기도 하나 챠팅했고, 내 챠트를 내 스스로 증상에 관해 쓰고 기술하고 진단해 먹을 약을 잔뜩 써냈다. 


그렇게 자가 진료를 전부 마친 환자들이, 자기 챠트를 들고 길게 나래비를 서서 한 명의 공식적인 의사를 만나는 것이였다. 


이 의사는 방관자나 감시자의 역할을 맡은 냥 환자가 적어온 챠트를 받아 들고, 환자의 얼굴을 쓱 본다음에, 그 챠트를 자기쪽 챠트로 배껴넣고 크고 화려하게 싸인을 했다. 


환자가 가져온 그 챠트에 군 부대 병원 진료라고 써 있으면 그는 그냥 그렇게 베껴 넣어서, 우리는 글 한줄이면 군 부대병원까지 갈 수 있었다. 


곰곰 생각해보면 이 인력과 지식들을 놀리지 않고, 모두에게 불만도 없으며, 진료 시간도 줄이는 데다가, 혹시 부끄러워 질 수도 있는 자기 목소리를 줄이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였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감시자의 역할만을 맡은 것은 아니였다. 한 환자가 진지하게 손에 난 피부병에 대해서 묻자 그는 물끄러미 그 병변을 보더니 외쳤다. 


"여기 피부과 선생님 안 계십니까?" 그가 그렇게 외치자 복통인지 배를 움켜잡고 줄 뒤에 서있던 한 까까머리 환자가 갑자기 슥 나와 의사가 됐다. 


그는 병변을 보고 몇가지를 묻더니 피부병에 대해 유려하게 설명하고, 그 환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 중위 군의관은 뒤에 덧붙인다. "들으셨죠?" 설명을 마친 피부과 전문의는 다시 배를 붙잡고 있던 자리로 돌아가 환자가 된다.


이 과정처럼 그는 제법 명망높은 중개자 역할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의사들만 우글거리는 기묘한 진료실은 의사와 환자가 서로의 경계를 넘어서고 다시 넘어오는 흡사 의학계의 파티장과도 같았다. 


한 명의 공식적인 의사는 그 파티의 호스트처럼, 매일 밤 의료계의 잔치를 묵묵히 주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방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전국의 전문의를 한데 모아 놓고 덧붙여 넉넉히 제공해준 비위생과 병마로 인해서, 이러한 심심한 재미를 배푸는 유토피아적 진료실도 창조해 낸 것이리라.





3줄 요약

훈련소에서 

의사들끼리

진료함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비추
12125 ✅[워닝구조대-검색/알람/해제][워닝사이트차단해제전문.일회성X기간제관리]✅ 워닝구조대 02.01 151 0 0
12124 로얄스카이아너 - 아너링크*아너링크API*에볼루션*에볼루션알공급 로얄스카이 2023.03.21 510 0 0
12123 안냥하세요 댓글+3 찌렁찌렁 2022.09.16 661 0 0
12122 ◆진심최고몸매◆ 허리는 쏙 들어가고, 가슴은 c컵이고, 자연산 ❤️█▓ 집 모텔 등 출장방문!! 댓글+4 뵤뵤뿅 2021.09.10 2570 0 0
12121 추천 해주실분~ 댓글+8 그럴만두 2020.09.14 2612 1 0
12120 가입인사 자동경기등록 2020.07.19 2065 0 0
12119 20살 영계 똥꼬 따주실 남자분 구해요 댓글+2 종훈이는따이고싶어 2020.07.12 14278 0 0
12118 반갑습니다 댓글+1 승만과장 2020.07.09 2097 0 0
12117 재앙 새우깡1 2020.06.17 2563 1 1
12116 안녕하세요 댓글+1 싸랑쌀랑이 2020.06.12 2080 0 0
12115 부산 7번출구 러시아 백마썰 댓글+1 링크맵 2020.03.19 8329 0 0
12114 페북 몸또 퍼짐 그후2 댓글+1 링크맵 2020.03.19 7606 0 0
12113 중딩의첫사랑썰 two2 댓글+1 링크맵 2020.03.19 3963 0 0
12112 독서실 슬리퍼 썰 링크맵 2020.03.19 4307 0 0
12111 여친 가슴 대주주 되려다 차인 썰.ssul 링크맵 2020.03.19 5324 0 0
12110 우리학교 여신 ㅂ.ㅈ만진.ssul 링크맵 2020.03.19 14524 0 0
12109 밀뜨억 아니던 시절 쪽팔리던 썰 링크맵 2020.03.19 3240 0 0
12108 30살에 일본에서 아다 뗀 모쏠 Ssul 댓글+1 링크맵 2020.03.19 7260 0 0
12107 (펌)짧은 옷 입고 오는 여자 청년교사 망신 당한 썰.ssul 댓글+1 링크맵 2020.03.19 5278 0 0
12106 밥먹으면서 모해하는 사람 본 썰 링크맵 2020.03.19 2701 0 0
12105 아줌마들이랑 싸운썰 (노잼) 링크맵 2020.03.19 3344 0 0
12104 (펌)수영장에서 악당짓 하던 연두비키니 누나 인생좆망 시킨 썰.ssul 링크맵 2020.03.19 6468 0 0
12103 여자한테 통수 맞은 ssul 링크맵 2020.03.19 4102 0 0
12102 (펌)운전못하는년한테 콜라던진 썰 ssul 링크맵 2020.03.19 2782 0 0
12101 카페에서 모해하다가 오타쿠 소리 들은썰......... 링크맵 2020.03.19 2599 0 0
12100 (펌)재수생에게 며느리하자는 아주머니 링크맵 2020.03.19 4161 0 0
12099 콩나물해장국밥 집에서 일베하다가 일게이 만난썰 링크맵 2020.03.19 2526 0 0
12098 콩나물국밥집에서 일어난 일 2탄.by일게이 링크맵 2020.03.19 2278 0 0
12097 헬조센에서 MCT 기술자로 살아가기 좆같은 썰.txt 링크맵 2020.03.19 3066 0 0
12096 스타킹을 좋아하게된 계기 링크맵 2020.03.19 3071 0 0
12095 요즘 맞선 많이 보는데 후기남김 링크맵 2020.03.19 2870 0 0
12094 차인 썰.txt 링크맵 2020.03.19 2091 0 0
12093 중국 단기 어학연수 시절 현지 학생회장 따먹은 썰 댓글+1 링크맵 2020.03.19 5032 0 0
12092 군시절 고문관 썰 링크맵 2020.03.19 2842 0 0
12091 인도네시아 발리 현지여행사 취업 후기 및 따먹썰 Part.1 링크맵 2020.03.19 4581 0 0
12090 얼마전에 간단했는데 ㅅㅅ 했던 썰 1 링크맵 2020.03.19 4352 0 0
12089 인도네시아 발리 현지여행사 취업 후기 및 따먹썰 Part.2 링크맵 2020.03.19 3697 0 0
12088 인도네시아 발리 현지여행사 취업 후기 및 따먹썰 Part.3 링크맵 2020.03.19 5013 0 0
12087 얼마전에 간단했는데 ㅅㅅ 했던 썰 2 링크맵 2020.03.19 3770 0 0
12086 나이트 썰 링크맵 2020.03.19 3708 0 0
12085 자짓비린내로 친구 발정시킨썰 링크맵 2020.03.19 5077 0 0
12084 계떡치다 여자애놓고 도망친썰 링크맵 2020.03.19 3411 0 0
12083 미용실 디자이너랑 한썰 링크맵 2020.03.19 5344 0 0
12082 전여친과 섹파된 썰 링크맵 2020.03.19 5916 0 0
12081 전여친과 섹파된 썰-2 링크맵 2020.03.19 4512 0 0
12080 군대 썰 링크맵 2020.03.19 2411 0 0
12079 이름도 모르는 애랑 ㅅㅅ 썰 링크맵 2020.03.19 5456 0 0
12078 17년1월1일 98년생이랑 서면에서 헌팅 ㅅㅅ한썰 링크맵 2020.03.19 3438 0 0
12077 17년1월1일 98년생이랑 서면에서 헌팅 ㅅㅅ한썰 (끝) 링크맵 2020.03.19 3329 0 0
12076 초등시절 장애있던 동급생 you-rin한썰 링크맵 2020.03.19 3914 0 0
Category
설문조사
결과
방문자현황
  • 현재 접속자 0 명
  • 오늘 방문자 2,623 명
  • 어제 방문자 5,406 명
  • 최대 방문자 8,699 명
  • 전체 방문자 2,668,211 명
  • 전체 게시물 142,398 개
  • 전체 댓글수 898 개
  • 전체 회원수 7,856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