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클럽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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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클럽썰

링크맵 0 2,410 2020.03.18 10:37

편의상 음슴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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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난 캐나다 도장이니까 얘기가 좀 다르다는 걸 인지하셨으면 함.


우리 도장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이 사범격으로 가르치는 모세스 선생이었는데 젊고 키는 175 정도 되는 중학교 수학교사였음.


캐나다 살다가 검도를 배우러 일본 유학갔다가 일본여자랑 결혼해 돌아왔고, 장인어른이 일본 경시청 검도 사범이라던가 아무튼 그럼.


그리고 두 번째로 잘하는 사람은 플로라 찬이라고 중국인 여자였는데 이 여자는 캐나다 국가대표로도 나가고 그랬는데 실력은 좋아도 체격이 너무 작아서 솔직히 제대로 대련하면 2인자는 아니었음.


실세 2인자는 베라르라고 키가 190은 되는 턱수염 아저씨인데 진짜 성격 좋고 서글서글한 아저씨임. 사범격인 모세스 선생이 좀 까칠하고 엄하다면 이 아저씨는 그냥 허허허허 웃으면서 상대해주는 스타일.


그 외에 전에 말한 서양검술 동아리랑 병행하던 아저씨도 있고 (나이는 이 아저씨가 제일 많음) 40대 게이 아저씨도 있고 무릎 다쳐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인도 아저씨 (근데 또 대련할 땐 발구르기 제대로 함. 진짜 이상함.), 유도 2단인데 검도는 초보인 초밥집 딸내미 (일본인), 한국에서 검도 하다와서 잘난척 심하고 은근히 모세스 선생을 사범격으로 인정 안하는 한국인 아저씨 (뭐 가르치면 꼭 뒤에서 궁시렁 대면서 그거 아닌데 이럼), 한국인 2세인데 솔직히 정말 외모는 별로라고 생각하는 일렉트리칼 엔지니어 형인데 프랑스계 슈퍼모델이랑 결혼한 사람, 이쁜데 1년이 넘게 다녀도 도무지 실력이 늘지 않는 필리핀 여자애 등등 다양한 캐릭터가 모여 있었음.


아무튼 잡설은 다 치우고...


우리 도장 1인자인 모세스 선생은 가르칠 때는 항상 정석으로만 가르침. 중단 자세에서 머리치기, 그것도 보통 대련할 때 쓰는 빠른머리가 아닌 제대로 된 자세에서 나오는 큰 머리치기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면서 빠른머리 한다고 자세가 무너지는걸 경계하는 사람임.


도장 2인자인 베라르 아저씨는 키도 크고 팔 힘이 엄청 좋고, 뭔가 재미있는 스타일을 항상 시도해보고 싶어함.


그래서 상단 자세, 이도류 등등을 종종 하는데 모세스 선생은 별로 탐탁치 않아 하지만 하지 말라고 말리진 않음.


그런데 위에 이야기한 사람들 중 한국에서 검도 배워온 한국인 아저씨가 있는데 진짜 완전 투덜이 스머프임. 실력은 물론 나보다 훨씬 좋았지만 모세스 선생이랑 붙으면 쳐맞는 수준이고 베라르 아저씨랑 붙으면 좀 열세.


 모세스 선생한테 왜 쳐맞냐면 보통 수준에 맞게 대련을 해 주는 편인데 (예를 들어 나랑 대련할 때는 모세스 선생이 날 막 패다가 공격도 해 보라면서 일부러 빈틈도 가끔 보여주고 그럼. 그 중에 절반은 페이크다 병신아 하면서 반격먹이는 거지만...) 이 한국인 투덜이 아저씨는 잘못된 습관이 있어서 머리치기나 손목치기 같은 걸 존나 가라로 침. 어쨌든 빨리 갖다 대기는 하는데 검도 시합에서는 점수로 인정하지 않는, 잘못된 자세라던가 그런거. 그걸 아무리 지적해도 고치기는 커녕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까 모세스 선생도 불쾌한지 이 아저씨랑 대련할 때는 그냥 막 줘팸.


 어쨌든 모세스 선생한테는 그렇게 쳐맞으니까 궁시렁대기만 하고 대놓고 뭐라고는 못하는데, 베라르 아저씨랑 할 때는 상단 자세나 이도류 가지고 존나 뭐라고 함. 뭐 나름 불만이 있을 수도 있는게 베라르 아저씨가 힘이 워낙 좋다 보니 상단 자세로 치면 진짜 머리가 쪼개지는 기분임. 원래 검도에서 머리를 제대로 맞으면 아파도 시원한 기분인데 이 아저씨가 상단 자세로 내리찍으면 도끼로 쳐맞는 느낌.


 거기다 이도류를 하면 제어가 잘 안되니까 초보자들이 잘 하는 실수인 어깨나 보호가 안 된 손목, 겨드랑이 부분을 잘못 칠 때가 있음. 이거 존나 아픈데 베라르 아저씨가 막 엄청 미안해하고, 또 그런 실수를 안 하기 위해서 계속 연습을 하는 거고 우리도 이도류나 상단자세랑 겨룰 일이 별로 없으니까 아무 소리 안하고 그냥 함.


 근데 이 한국인 아저씨는 베라르 아저씨한테 뭐라 하면서 상단자세나 이도류가 존나 예의없는 짓이라고 뭐라뭐라 함. 물론 베라르 아저씨는 허허 웃고 모세스 선생이 계속 허용 하니까 투덜대기만 하지 뭐라 안그러는데 아무튼 이 아저씨를 통해 단편적으로나마 한국 도장이 어떨지 감이 옴.




 찌르기는 이야기가 좀 다른데, 검도의 공격 기술 중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임. 그래서 시합에서도 아마 고교시합 아래로는 찌르기 인정이 안된다던가 뭐 그런 식의 룰이 있는 걸로 알고 있음. (아닐 수도 있고...)



 우리 도장에서 캐나다 모든 검도 도장들이 모이는 대회에 간 적이 있는데 (나도 구경하러 따라감. 시발 600km 운전해서 감... 이때는 내가 차가 없어서 얻어타고 갔는데 차 안에 검도 호구 냄새 퀴퀴하게 가득차고... 뒈지는 줄 알았음.) 거기서 대항전을 함.



 우리 캘거리는 검도 클럽이 워낙 작고 사범도 없고 그냥 모세스 선생이 사범 대리 비슷하게 가르쳐 주는데, 다른 도시의 도장들은 전부 일본인 사범들이 있음. 그리고 직장인들+대학생으로 이루어진 우리 클럽에 비해 다른 도장들은 아예 검도 사범을 목표로 검도만 하는 사람들도 꽤 됨. 캐나다 국가대표로 나가는 사람들도 있고.


 우리 도장 2인자 실세 라는 베라르 아저씨도 사실 거기 탑급 실력자들에 비하면 많이 처지는 실력이고, 플로라 아줌마는 잘 하기는 하는데 체격 문제도 있고 여자라 아무래도 좀 밀리는 감이 있음.


 그래서 우리는 대항전 할 때 특단의 조치로 가장 실력자인 모세스 선생을 중견으로 세웠음. 선봉 나간 베라르 아저씨랑 차봉의 플로라 아줌마도 상대방 선봉에 깨지고, 모세스 선생이 나가서 손목치기 한번이랑 몸통치기 후 뒤로 가면서 머리로 한판 따넴. 상대방 차봉, 중견도 격전끝에 이기고 상대 부장이 나섰는데...


 문제가 여기서 나옴. 상대방은 선봉, 차봉, 중견이 좀 잘하는 사람이고 도장 사범은 아예 나오지도 않았음. 상대방 대장은 좀 실력자였긴 한데...


 근데 부장은 아직 1단도 못 딴, 대항전에 나온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초심자였음. (물론 나같은 4급 찌끄레기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잘하지만...)


 우리 모세스 선생이 기회를 봤다고 생각해서 찌르기를 넣음. 완벽히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심판이 (일본인) 인정을 안 함. 모세스 선생도 납득하기 어려웠는지 항의의 제스쳐를 하긴 했지만 어쨌든 심판은 절대적이라 경기 속행. 다시 슬쩍슬쩍 견제 넣고 하다가 모세스 선생이 다시 한번 찌르기를 넣음. 근데 이번엔 상대가 앞으로 치고 나오다가 찌르기를 먹어서 벌러덩 뒤로 나자빠짐.


 이미 자기보다 한수 위인 우리 모세스 선생이랑 하면서 체력이 오링난 상태였던 (원래 고수랑 대련하면 체력이 빨리 떨어짐) 상대방은 정신을 잃은 건 아닌데 아예 일어나지를 못함.


 그런데 이건 내가 동영상도 찍고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진짜 완벽하게 들어간 찌르기인데도 심판이 인정을 안함. 모세스 선생은 항의하다가 실격패. 우리 부장이랑 대장은 (내가 부장이었음) 존나 못하는 찌끄레기들이었기 때문에 그냥 상대편 대장 (상대 부장은 탈진해서 기권) 한테 간단히 처발리고 시합 끝.



 나중에 그 일본인 심판한테 (물론 까마득한 연배라서 모세스 선생이 막말을 한게 아니고 정중하게) 물어보러 갔는데 그 사람 하는 말이 다른 도장은 사범급은 안 나왔는데 우리는 진짜 사범 자격증은 없지만 그래도 단수가 높은 모세스 선생이 나와서 애들 패는거 보기 안 좋다. 거기다 실력차가 한참 나는 상대에게 찌르기 두번 넣는 행위는 검도 정신에 어긋난다 블라블라 이렇게 설명을 함.


 존나 납득은 안 됐지만...


 (솔직히 실력차가 크게 나니까 찌르기가 잘 들어갔지, 비등비등한 상대였으면 우리 모세스 선생 정도의 실력으로 깨끗한 찌르기가 들어갈 리가 없음;;; 이게 호구의 면 앞쪽 턱받이를 찌르는 건데, 경사도 있고 그래서 슬쩍 미끄러져서 턱 밑으로 들어가 목 울대를 찌르는 일이 빈번함. 매우 위험한 기술로 사고도 자주 남.)


 아무튼 진짜 초 고수급 - 즉 4단, 5단쯤 되는 사람들이 아닌데 중단 자세가 아니거나, 찌르기 쓰고 그러면 별로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긴 한 것 같음.



 오늘도 간단하게 막줄만 쓰면 될 것을 잔뜩 횡설수설했는데 어떤 느낌인지 전달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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