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때 짝사랑 썰 1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중2때 짝사랑 썰 1

링크맵 0 1,192 2020.03.19 15:45
출처썰팔이

모든 이들은 그들 예전의 기억을 추억한다.



행복했던 때...후회했던 기억...등등



그리고 그건 나조차도 벗어날수 없다. 아니 어쩌면 난 더 과거에 멍청했던 나 자신을 보며



남들 보다 더 과거에 얽매여 있다.



이따금씩 심심할때면 나는 책 대신 나의 추억을 강하게 상기시켜주는 졸업앨범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이런 녀석도 있었지 하고 웃으며 넘겨보다가 유독 한 아이의 사진에서 멈칫할 때가 있다.



그 아이의 이름 석자를 보며 난 과거의 찌질했던 나 자신을 향해 한숨을 내쉰다.



지금보다는 꽤 오래전 이었던 중학교 2학년 시절.



한창 여자애들에게 으레 멋있어 보이고 싶던 시절, 여자애들에게 나의 이미지는 그저 껄덕대는



찌질이일 뿐이었다.



진정 좋아하는 여자도 없었으면서 여자애들에게 아무나 한명 걸려보라는 식으로 고백을 일삼는,



지금의 내가 봐도 추한 행동들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난 지금만큼 건전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때의 중2병이 최절정기에 달했던 난 결혼의 목적은 무조건 섹x라고 생각했고 가끔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결혼했다는 사람들을 보면 가식이라고 생각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약간은 한심한 생활을 보내고 있던 난 어느날도 평소와 같이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복도를 지나가고 있었다.



친구에게 헤드락을 걸고 있던 때에 갑자기 내 눈 앞을 지나가는 여자애가 눈에 띄였다.



그리고 난 그 순간 숨이 멎을 수밖에 없었다.



내 눈앞에는 여태까지 우리 학교에 다니면서 한 번도 본적 없던 차가운 느낌의 여자애가 지나가고 있었다.



저렇게 예쁜 여자애가 우리 학교에 있었나?



당시 남중이라고 놀림 받을 정도로 우리 학교에는 사실 남자나 여자나 인물된 놈들이 없었다.



난 시선이 그 여자애에게 고정됨과 동시에 친구의 머리를 잡고있던 두 손을 풀어버렸다.



이런 말을 하면 과장한 것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겠으나 그 애는 당시 내가 살면서 본 여자애들중 가장 예뻤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난 도저히 그 애의 이름을 알지 않고는 못 참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또다시 고백을 하면 당연히 받아주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에,



또 친구에게 그 애의 이름을 물어보고 싶지만 친구가 또 집적댈거냐고 욕을 할까봐...



차마 그 이름은 끝내 알지 못하고 한동안 안타까워 하면서 가슴에 억지로 묻어뒀었다.



사실 완전히 잊진 못했었다. 그렇게 예쁜 여자애가 소문이 안 났던 것도 대단했다.



난 그렇게 며칠을 나의 알량한 자존심과 혼자 갈등하다 마침내 그 여자애가 머리에서 잊혀지지 않았다는걸



부정하지 못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난 후 난 밤마다 잘때 그 애의 얼굴을 생각하며 그 애는 이름이 뭘까? 남자친구는 있을까?



혹시 고백하면 받아줄까? 하는 정작 내 얼굴도 모르는 그 여자애를 상상하며 시시껄렁한 생각에 빠지기 일쑤였다.



그 여자애에 대해 그렇게나 궁금한게 많으면서도 차마 친구한테 직접 묻진 못하고



우리 학교에 예쁜 여자애 없냐? 라는 식으로 내 나름대로 필사적으로 그 애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런 포괄적인 질문 따위로는 당연히 그 애의 어떠한 정보도 알수 없었고 내 기억은 그렇게 서서히



그 애의 얼굴을 지워갔다.



그 애의 얼굴을 상상해보기 힘들 정도로 기억이 희미해졌을 때 난 그 애를 찾는 것을 포기했다.



사회 나가면 예쁜 여자는 많겠지...



남들은 어쩌면 날 보고 한번 본 사람에게 어떻게 그렇게 쉽게 빠질수 있냐고 물을 것이다.



나도 그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난 남들이 상상하지 못할만큼 한번 밖에 보지 못한 그 애에게 빠져있었다.



이런 것도 자랑일지 모르겠지만 그 여자애를 찾는 동안은 다른 여자애들에게 집적대는 짓을 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나중에 그 애가 날 알게 된다면 나의 그런 행동에 실망할까봐...나름 치밀한 계획이었다.



어쨋든 의미 없는 시간은 흘러갔다.



몇 개월이 지나고 중간고사의 시간이 다가왔다.



난 어느새 이름 모를 그 애에게 집착했던 몇 개월전 과거를 떨쳐버리고 놀랍도록 시험공부에 집중했다.



마침내 그 애의 존재조차 내 머릿속에서 쫓겨나가고



당시 분반을 해서 영어 b반에 속해있던 난 a반에 속하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 쳤다.
그땐 영어가 그나마 소질을 보여서 영어만 팠던 것 같다.



그리고 노력의 결실을 받아드는 그날, 난 내가 영어 a반에 붙었다는 사실을 알고 공부와는 담 쌓고 살던



친구들에게 a반에 붙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당시엔 기뻐서 소리까지 질렀었다.



내가 노력으로 부터 선물을 받았던 그 날이 지나고 마침내 처음 a반에 들어가는 날, 난 이제부터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남들보다 일찍 교실에 앉아있었다.



마침내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옆반의 a반 소속 녀석들이 줄줄이 들어왔다.



난 당연히 모르는 옆반 녀석들을 피해 그나마 인사라도 한 우리 반 녀석들에게 가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우리가 떠들고 있을 때 문이 거칠게 열리고 선생이 무거워 보이는 책을 들고 온화한 표정과 함께 들어왔다.



선생은 들어오자마자 서로 조를 나누라고 했고 애들은 서로 친한 녀석끼리 붙어 앉기 시작했다.



시x...난 a반에서 친한 애가 없는데 어떡하지?



땀을 조금씩 흘리며 당황하고 있던 그 순간 문이 수줍게 열리며 죄송하단 말을 연발하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첫시간부터 지각하는 대담한 놈이 있네...



난 습관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 놈, 아니 그 여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리고 난 그때처럼 헉 하고 굳을 수밖에 없었다.



예상했듯이 여자애는 그때 그 차가운 이미지의 여학생이었던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재회하다니! 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그 애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때마침 하늘이 도왔듯이 아직 조를 잡고 앉지 않은 애들은 나와 그 여자애를 포함해 소수였다.



자연스레 우리는 같은 책상에 앉게 되었고 난 믿기지 않는 이 상황에 마음속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담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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