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루질 하다가 지옥문 노크해본 이야기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해루질 하다가 지옥문 노크해본 이야기

링크맵 0 1,603 2020.03.19 14:39

안녕하세요 박실장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썰게에

글 쓰는것 같아요.

 

이래저래 직장생활에 육아에

와이프 바가지에 정신이 없네요.

그래도 1일1모해

매일 접속해서 눈팅 하고 있답니다.

 

잡소리는 여기까지.

모해인 취향과는 맞지 않지만

최근 정말 죽을뻔했던 이야기 쓰고 갈게요.

 

2019.05.20 ~ 05.21

회사에서 무의도로 야유회를 다녀왔어요.

 

첫날 낚시에 흥미있는 동료들끼리

선상낚시배를 타기로 했습니다.

낚시 경험자는 배스낚시 10년차인 저와

바다 원투하시는 형님 한분...

 

낚시인2명과 낚린이 9명

5.20 물때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7물 사리물때입니다.

게다가 대조기(밀물과 썰물 차이 개심함)...

 

50호 봉돌이 바닥을 못찍고

바닷물속에서 날라댕기네요..ㅡㅡ

똥바람도 터져서

배가 조류+바람 콤보로 빙글빙글 돌아요.

 

선주분께서 조황 기대하기 힘들다고

환불 해줄테니 취소하자 했지만

똥고집 꼰대들 성화에 출발했지만..

4시간여만에 복귀했습니다.

 

총 조과는 20cm급 우럭 5수

20cm급 놀래미 2수

10cm이하 방생 애럭 10수정도..

대패했죠..

 

숙소에 복귀 후

저녁먹고 쉬는데 몸이 근질근질 합니다.

 

사리물때가 낚시하기는 까다롭긴해도

평소보다 물이 많이 빠지기에

해루질 하기에는 좋은 날이지요.

 

해루질 멤버를 급하게 모집해봅니다만

다들 만취라 파티원 모집이 힘듭니다.

전 알콜쓰레기라 술 못마셔요.

 

결국 혼자 해루질에 나섰습니다.

 

만조 18시 / 간조 00시

 

숙소 근처 하나개해수욕장으로 향합니다.

도착하니 밤 10시정도 되네요.

헤드렌턴착용 후 갯벌 탔습니다.

 

이야...

사리물때라 그런지

바다가 사라졌습니다..

현지 주민 말로는 7km 이상

물 빠졌을거라 하시더군요..

 

모래 갯벌이라 발도 빠지지 않고

해루질하기 참 좋더라구요.

조개도 정말 많았는데 거들떠도 안봤습니다.

 

갯벌 초입부터 골뱅이가 정말 많습니다

지천에 깔렸다는 말이 이런거네요.

사이즈는 500원짜리 크기라 아쉽지만

조금 멀리 나가면 테니스공사이즈

큰 골뱅이도 제법있네요.

 

숙소에서 챙겨간 양파망이 어느새

가득 채워졌습니다.

정신없이 먼 갯벌로 향하다가

문뜩 뒤를 돌아보니 너무 멀리 왔네요.

해변가 불빛이 까마득합니다.

 

대락 2시간정도는 걸어들어갔으니

최소한 3kn이상은 들어간것같아요.

시계는 자정을 향하고 있었고

이제 물 돌아올 시간이 되었기에

아쉬움을 뒤로한채 돌아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해루질 초보니까

간조시간 나름 넉넉히 계산해서 나온건데..

물 들어오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네요ㅡㅡ

'빨라봤자..' 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빨라요.

 

양손 가득 골뱅이가 꽉찬 양파망을 들고

낑낑대며 한참 복귀하는데...

 

분명히 나올때는 없던 큰 강이

갯벌 한가운데에 생겨있습니다.

 

걸어나올때는 수심 5cm정도에

폭 5m정도 물길이 있던자리에

가슴깊이의 폭 20m는 되어보이는

강이...생겨있네요..

깊이가 가슴 정도 된다는 것은

강 건너면서 안것입니다..

 

야밤에 갯벌에서 헤드랜턴에만 의지하면

시커면 물속이 당췌 수심예측 전혀 안됩니다.

분명 맑은물이였는데 어느 순간 뻘물..

 

'분명 좁은곳이 있을거다'

라는 생각가지고 갑자기 생겨난

뻘물강을 따라서 평행하게 걷는데

강 폭은 시간이 갈수록 넓어지네요

 

머리속이 하얘지고 숨은 가파오고

정말 무섭더라구요

해변은 또 어찌나 멀리있는지..

한참 걸었는데도 까마득합니다

 

강따라 폭 좁은곳 찾아서 한참 걷다가

파도소리가 들려옵니다

 

뒤를 돌아보니 바닷물이 코앞이에요

배스낚시 하면서 캐스팅하면

닿을 거리까지 와있어요..

헤드랜턴 밝기로 육안 관측 가능한 거리까지

물이 들어왔다는 거니까

얼마나 많이 들어와있다는건지..

 

그제서야 결단을 내리고

시커먼 물속에 발을 내딛습니다

정말 차갑고 무서웠어요.

 

한걸음 내딛을때마다

수심이 깊어지는데

분명 걸어들어올때는 완만하고 평평한

평야같은 갯뻘뿐이였는데

물살에 깎이는걸가요?

가파른 바닥의 강바닥이 되어있네요.

 

옷젖는건 이미 포기

물이 배꼽을 적시게 되자 수영시작합니다.

들고있던 골뱅이 양파망은 패대기.

다행히 기초수영 정도는 할줄 알고

물살 생각보다 세지 않고

강 폭이 30m정도라서 어렵지 않게 건넜습니다.

 

건너는 중에 휴대폰 젖을까봐

가슴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목덜미에 후드 주머니로 옴기면서

발끝으로 바닥이 찍히는데

거의 가슴까지 오더군요..

 

우여곡절끝에 하나개해수욕장 도착.

 

개수대에서 거지꼴이 된 몸을 행구며

바다를 바라봤는데 

아직 물이 한참 빠져있네요.

뭐지..귀신에 홀렸나..

 

시계보니 새벽2시가 훌쩍 넘어있구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서

숙소복귀 후 씻으면서

죽을 뻔 했다는 말이 뭔지

제대로 느껴지더군요.

 

낚시도 물론이지만

해루질또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초보자가 위험한 포인트를

혼자 진입한다는게

얼마나 죽기 딱 좋은 행동인지

다시한번 느낍니다.

 

모해여러분 모두 항상 안전주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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