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사람 동생 - 3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여자 사람 동생 - 3

링크맵 0 929 2020.03.17 19:58
출처뭐

끊는 거 재미쪙 헤

 

아 그리고 2 보니까 진짜 제멋대로 썼더라 ㅋㅋㅋㅋㅋㅋㅋ

썰주랑 내 관계 설명을 위한 회차였는데

오래된 관계다보니 좀 설명이 어려웠어 쏘리쏘리

 

그리고 좀 진지해지기 시작하니까

가급적 문어체로 쓸듯.

========================================

 

"야, 이거 뭐야?"

 

음식을 뒤적거리다 말고 고개를 들었어.

내 눈 앞엔 두 명의 썰주가 있었지.

 

호텔 수영장에서 비키니를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썰주.

휴대폰을 들고 있는, 차갑게 굳어 있는 썰주.

 

놀이기구에서만 느낄 줄 알았던 느낌이었다.

롤러코스터가 땅으로 수직낙하 할 때의 그런 느낌.

심장이 몸보다 더 먼저 내려앉아, 철렁하는 그 불편한 느낌.

 

나는 약간의 허언증도 있었고, 연기 같은 것에도 자신이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티나게 부정하고 있었다.

 

내가 자기의 프사를 보고, 그걸 캡쳐해서 저장한 것을

썰주는 확신하고 있었고

나는 그것을 부정하고 있었다.

 

"못 봤다며."

"못 봤어."

 

어색하지만 반가운 침묵이 지속 되다가,

 

"나 촉 좋은 거 알지."

"아니, 아니라니까."

 

당연하며 불편한 말다툼이 지속 되었다.

 

나는 그저 모르쇠로 일관했고

썰주는 말이 안 통하는 상대와 긴 말다툼을 지속했어.

 

밥이 맛있었는지, 어떻게 끝났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는 약속의 목적이었던 술을 마시러 떠났고

나름, 평소 같았다.

 

그녀는 신경 쓰지 않으려는 듯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초조했었다.

만남이 오늘로 끝나는 것은 아닐까- 라는 불안이 가득했지,

술이 다섯병쯤 비워졌을 때

그 얘기를 꺼냈다.

 

진짜 내가 한 거면 어떡해? 솔직히 알잖아. 내 지인이 내 휴대폰을 가져가서 카톡프사를 살펴보다가 너를 보고 캡쳐해서 자기한테 보냈다? 그런 건 좀 말도 안 되는 얘기인거잖아. 내가 했으면 어떡해? 미안해. 솔직히 내가 안 그랬다는 확신이 없어. 내가 술 마시고 필름 끊겨서 그런거면 어떡하지?

 

등의, 밑밥.

상대를 속이기 위해 나조차 속이며, 용서받고 싶어서 내뱉는 거짓.

 

그녀는 진실된 눈으로 말했다.

 

괜찮다고. 몇 번 말하냐고. 어차피 보여주려고 올린 거니까 신경쓰지말라고.

 

 

다만 헤어지고 집에 갈때, 그녀의 프사는 빈 공간이었다.

 

 

 

며칠동안 편한 마음이 아니었다.

내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 등이 2 정도.

걔가 나를 버리면 어떡하지에 대한 두려움이 8 정도.

 

우리는 서로에게 은근히 티를 내는 것을 좋아하고, 그걸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카톡 상메를 자와 살로 채웠다.

첫 날은 자,

둘째날은 살.

다시 자,

또 다시 살.

 

1주일쯤 지났을때,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아무렇지 않게 본인과 좋아하는 남자간의 이야기를 하는 그녀때문에

조금 속이 상했다.

 

그 날 이후

힘듬을 버티기 위해, 혹은 힘들어지기 위해, 혹은 힘듬을 티내기 위해

매일 술을 마시고 있었기 때문에,

그 날도 취해있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티냈다.

내 상메, 안 봤어?

 

아 상메? 뭐 살자라고 쓴거? 그 노래 참 좋아. 우리 그 노래 내가 먼저 듣고 추천해주고 그랬는데 그치?

 

아무렇지 않게, 뻔뻔하게 얘기하는 그녀가

의도치 않게 나를 울렸다.

 

2분 정도 혼자 우는 나를 두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 격함이 조금 잦아질때쯤 내 귀에 참 좋은 목소리가 들렸다.

 

안 울리려고 장난친건데 울면 어떡해.

 

그 말은 다시 나를 격하게 만들었고, 그녀는 전화로나마 나를 꼭 안아주었다.

 

왜 그러냐는 물음에, 진짜 내가 한 거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잠깐의 침묵이 들려오고

작은 한숨이 들려오고

단호한 말투가 들려왔다.

 

괜찮다고 하는데 왜 그래 대체. 몇번이나 말해야 돼. 나도 당연히 너가 했다고 생각했어. 지금도 그렇고. 근데 내가 괜찮다는데 왜.

 

 

그 말로 난 치유됐고, 우린 원래의 사이가 됐다.

 

 

몇 달의 시간이 지났다.

우린 같은 날 콘서트를 가게 되서, 잠깐 얼굴을 본 적도 있으며

나는 그녀에게 꽤 좋은 생일선물을 해줬고

그녀가 시작한 취미가, 나에겐 전공이었어서

함께 그 이야기를 나눈 적도 많았다.

 

그런데, 그 취미가 또 한번 발목을 잡았다.

그녀가 실수한 것을 바로잡다가

나의 말투와 그녀의 말투에 조금씩 날이 서기 시작했고

그렇게 처음으로 싸웠다.

 

아차 싶었을 때쯤 사과했고, 그녀는 그렇게 잠에 들었다.

 

나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괴감에

늘 그렇듯 블로그에 그 스트레스와 자괴감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후부터 눈에 띄게 연락의 빈도가 줄었다.

 

했던 연락은 겨우 돈관계 정리뿐이었다.

 

그 후 그 친구 트위터에

역겹다, 아직도 모르나 정도 느낌의 글이 며칠 간격으로 올라왔다.

 

처음 본 날은 어리둥절.

둘째 날은 의심.

셋째 날은 확신이었다.

 

 

내 생일때까지는 기다려보기로 했다.

내가 준 선물은 꽤나 좋은 선물이었고

우린 몇년동안 선물을 거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일이 되고

생일 다음날은

내 생에 최악의 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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